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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4. 3. 02:02

아무리 작은 시험이라도 기일이 정해지고 나면 그때부터 그것은 덩치를 키운다.

왠지모를 초조함이 천천히 나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어느샌가 머리속에 시험 생각이 꾸역꾸역 자리를 채운다.

쉬어도 쉰것같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시험생각이 가득한 상황, 결국 난 온전히 내 시간을 갖지 못한다. 마치 하루종일 시험을 등에 업고 다니는 형상이랄까?

여지껏 누구보다도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이제 나이가 들고 보니 실패하는 것이 두렵고 실패하고 난 후에 다시 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미치면 우울하기까지 하다.


'내가 어린아이가 아니구나. 나이가 들었구나'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는데 이제는 손가락을 하나씩 꼽아가며 계산을 먼저 한다.

어느땐 확 다 그만두고 어디론가 날아가는 상상을 하다가도 하늘에 폭풍우가 쏟아지고 먹구름이 끼어들지 않을까 하며 그 이후를 걱정한다.

누군가 나이 든다는 것은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 하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외로운 투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내여, 난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소.
그리고 우리에겐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소.
그 한숨, 내가 다 받아주리다.